김주평, [2010 청평문집] 두번 째
김주평
내 맘속 그대 방을 이제 그만 비워주오
아무것도 바라지 않으니 그저, 떠나주오
그대가 머무르지 않을 그 방
이제그만 그대의 흔적 없게 비워주오
그대가 떠나버린 꽉찬 빈방
청소와 뒷정리는 내가 하리다
근심없이 이런 내맘 변하기 전에
이제 그만 더 이상 지체말고 떠나주오
그렇게 나를 위해 떠나주시오
그래요, 나를 위해 멀-리 떠나주시오
오늘 밤엔 눈을 감고 손 모아 기도하리다
내일 아침 눈을 뜨면 그대가 없기를
청평문집 (부제 :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의 두번 째 시. 아마 그 당시 짝사랑이 괴로웠는지, 마음 속에서 떠나 달라는 메타포의 시를 적었다. 오랜 만에 '꽉찬 빈방'이라는 표현이 퍽, 인상적이다. 유부남으로서 사랑으로 가득찬 방을 가슴에 품고 사는 현재의 나는 이해할 수 없지만 (또 한번 말하지만, 여보! 사랑하오) 스무살의 나는 꽤 감성적이었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