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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체크-아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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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주평 2023. 11. 20.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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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평, [2010 청평문집] 두번 째

 

체크 - 아웃

                                                                김주평

 

내 맘속 그대 방을 이제 그만 비워주오

아무것도 바라지 않으니 그저, 떠나주오

 

그대가 머무르지 않을 그 방

이제그만 그대의 흔적 없게 비워주오

 

그대가 떠나버린 꽉찬 빈방

청소와 뒷정리는 내가 하리다

 

근심없이 이런 내맘 변하기 전에

이제 그만 더 이상 지체말고 떠나주오

 

그렇게 나를 위해 떠나주시오

그래요, 나를 위해 멀-리 떠나주시오

 

오늘 밤엔 눈을 감고 손 모아 기도하리다

내일 아침 눈을 뜨면 그대가 없기를

 


 

청평문집 속 체크-아웃의 원본

 


 청평문집 (부제 :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의 두번 째 시. 아마 그 당시 짝사랑이 괴로웠는지, 마음 속에서 떠나 달라는 메타포의 시를 적었다. 오랜 만에 '꽉찬 빈방'이라는 표현이 퍽, 인상적이다. 유부남으로서 사랑으로 가득찬 방을 가슴에 품고 사는 현재의 나는 이해할 수 없지만 (또 한번 말하지만, 여보! 사랑하오) 스무살의 나는 꽤 감성적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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