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게나마 소식을 전하며..
미국으로 건너온 지 벌써 두 달이 되었습니다.
오피셜한 소식을 띄우지 않고 사라져 버려 궁금하셨던 분들도 계셨을 것이고, 수소문하여 미국에 있음을 알고 연락주신 분들도 있으셨습니다.
연락주신 분들에게도 밝혔습니다만, 제가 근황을 알렸고 알리지 못했고의 여부는 친분의 정도와 전혀 무관함을 헤아려주시길 바랍니다. 어려운 기도 제목이 주어졌고, 그럼으로써 기도하기에 급급했고, 당장에 직면한 미결의 과제가 너무나 많아 신변정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떠나왔습니다. 이것으로 제 근황을 갈음하여 드림을 그저, 송구히 여긴다는 것을 알아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저는 미국 조지아주로 건너와 아틀란타한인교회에 부목사로 부임했습니다.
많은 고민이 있었고, 많은 기도가 있었습니다.
‘더 어려운 교회에 와달라 부탁드리는 겁니다.’라고 하시는 담임목사님 말씀에 기도했습니다. 그리고, 주님사랑교회의 교인들이 그 기도를 함께해 주어, ‘더 어려운 교회’로 저를 보내주기로 결정해 주었습니다.
잊지 못할 정말 멋진 교인들입니다. 성숙하게 성장해주어 고맙습니다.
미국 생활은 어떤가- 라고 물으신다면.
‘왜 사람들이 미국 미국 하는지 알겠다.’ 정도로 대답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좋은 쪽으로든 나쁜 쪽으로든 말입니다.
사역은 어떤가? 라고 물으신다면,
‘쉽지 않습니다.’
일단 제가 쌓고 만들어온 모든 인프라가 여기 미국 땅에선 작동하지 않습니다.
제로부터 다시 시작하는 기분입니다. 여기서는 ‘김주평입니다.’가 아무런 의미를 갖지 못합니다.
그래서 하나님을 보게 됩니다. 그래서 한편으론 참 다행입니다. 어린 나이에 거품이 잔뜩 겨서 되려 걱정스러운 부분들이 많았는데 거품 없이 맨땅에서 시작해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이 듭니다. 매일 매일 배우고 있습니다.
교회의 상황은 자세히 설명하기 어렵고 불편합니다만,
제가 보고 들은 그 어떤 교회들보다도 복잡하고 상황이 좋지 않습니다.
수년간 교회 안팎으로 심하게 진통(陣痛)해온 터라 그 아픔의 흔적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바닥에 닿으면 이제 올라갈 일만 남았다! 라고 할 수 있어야 하는데 – 지하도 있는 걸 몰랐지? 라는 메아리가 들려오는 것 같습니다. 도우러 왔으니 잘 돕고 가야 할 텐데. 아직은 막막합니다. 매일매일 기도가 절로 나옵니다.
... 쓰다 보니 – 점점 길어질 것 같아서 근황은 여기까지만 하렵니다.
몸 건강히 잘 지내고 있습니다. 다시 만나는 날까지 – 모두 강녕하시길 바랍니다.
Ps. 한국 전화번호는 인증서등의 문제로 올해까지는 해지하지 않고 유지합니다만, 매번 유심을 갈아 끼워야해서 연락 확인이 원활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카카오톡은 잘 사용하고 있습니다.